▲ 화암사(花巖寺)
불명산의 청량한 숲길을 따라 산 중턱에 위치한 화암사는 자연이 준 예술적 운치가 돋보이는 바위와
나무 그리고 단청을 거부한채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하앙식 구조인 극락전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천년사찰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절벽과 절벽사이의 계곡에 놓여진 계단이 열한번 굽어지면서 암반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을 발아래 두고 1백 47계단을 오르면 화암사의 정문격인 우화루를 대하게 된다.
화암사는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입구(口)자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극락전 왼쪽에는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철영제가 있고 적묵당 뒤편에는 산신각,
우화루 옆에 명부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밖에도 지방문화재인 동종과 중창비가 있으며,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뚜렷한 곳으로 자연적인 지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 건축양식은 선인들의 슬기를 새삼 느끼게 하고 다시찾아 마음을 다스리는 휴양 장소로 알맞은 곳이다.
▲ 화암사에 얽힌 설화
옛날 임금님의 딸 연화공주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는데 세상 다 좋다는 약도 공주의 병에는 모두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심이 깊은 임금님의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이미 너의 갸륵한 불심에 감동했노라"고 말하며,완의 앞에 조그마한 꽃잎 하나를 던져 주고는 사라졌다.
잠에서 깨어난 임금님은 그 길로 부처님이 일러준 꽃을 찾기 위해 사방에 수소문했고 마침내 찾아내게 되었는데 그 꽃은 불명산 깊은 산봉우리 바위에 핀 복수초였다.
연못이 아닌 바위에 핀 꽃이라 임금님은 은혜의 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신하들에게 조심스럽게 꽃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신하들이 "누가 이 연꽃을 키우고 있는가를 알아보자."며 지켜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산 밑에 있는 연못 속에서 용 한 마리가 나타나 꽃에 물을 주고 있는게 아닌가? 이를 목격한 다른 신하는 모두 도망가고 용감한 신하 한명만이 꽃을 꺽어 궁에 돌아왔다. 꽃을 먹게 된 공주는 병이 깨끗이 나았고, 임금님은 부처님의 은덕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절을 짓고 부처님을 모시게 했다.
그 후로 임금님과 많은 신하들이 이곳에 와 불공을 드리는 한편 이 절 이름을 화암사라 지었다 한다.
▲ 조릿대
▲ 불명산 480m
▲ 쪽동백나무와 고치 ?
▲ 앞노랑겨울가지나방 Pachyerannis obliquaria
▲ 시루붕 435m
▲ 딸기잎벌레 ?
▲ 잘 늙은 절, 화암사 중에서 - 안도현(시인)
절을 두고 잘 늙었다고 함부로
입을 놀려도 혼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나라의 절 치고 사실
잘 늙지 않은 절이 없으니 무슨 수로 절을 형용하겠는가.
심지어 잘 늙지 않으면 절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심사도 무의식 한쪽에
풍경처럼 매달려 있는 까닭에 어쩔 수가 없다.
잘 늙었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꼿꼿하다는 뜻이며,
그 스스로 역사이거나 문화의 일부로서
지금도 당당하게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화암사가 그러하다.
어지간한 지도에는 그 존재를 드러내고
밝히기를 꺼리는, 그래서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다.
십여 년 전쯤에 우연히 누군가 내게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화암사 한번 가보라고, 숨어 있는 절이라고,
가보면 틀림없이 반하게 될 것이라고.
▲ 에사키뿔노린재
▲ 참꽃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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